2013년 6월 26일 수요일

근대 유럽 : AD1500~1648


근대유럽의 시작을 1500년으로 잡는 것은 이 시기를 전후해 유럽, 특히 서유럽 국가들의 해상팽창이 본격화했기 때문이다. 스페인, 포르투갈, 네덜란드, 영국 등 4개국은 유럽을 기점으로 동서로 뻗어나갔다. 이미 문명이 자리잡은 인도양과 동아시아 지역은 주로 연안 지역의 도시를 기점으로 무역망을 건설했고, 문명이 제대로 자리잡지 못했던 아메리카 대륙 쪽은 유럽의 침공으로 식민지 상태로 전락했다. 번성했던 잉카 문명은 유럽의 우수한 군사기술과 전염병균 때문에 궤멸됐다.

이런 해상을 통한 팽창은 유럽에 몇가지 변화를 불러왔다. 가장 근본적인 차원에서 변화는 한세기 넘게 지속된 인플레이션과 새로운 식용작물의 보급이었다. 신대륙에의 광산에서 유입된 은은 스페인을 통해 들어오면서 유럽 국가들에 인플레이션을 가져왔다. 이런 인플레이션은 경제 성장을 도우기도 했지만, 대체적으로 기존의 경제질서를 흔들고 혼란을 불렀다. 또 신세계의 작밀인 고구마, 감자, 옥수수는 유럽과 아시아로 퍼져 인구 증가에 큰 역할을 했다. 신대륙에 널리 보급된 전염병균도 생태 질서를 교란한 큰 변화였다.

이와 동시에 유럽에서는 두 가지 큰 변화가 진행되고 있었다. 하나는 봉건제의 토대였던 각 지방 귀족 중심의 질서가 중앙의 왕과 국가기구 중심의 질서로 재편되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종교개혁이었다.

국가 중심의 정치질서는, 이탈리아 도시국가들이 발달시킨 통치기술, 군사기술의 발달과 상업화, 종교개혁으로 인한 사회적 혼란을 수습하기 위한 권위의 필요성과 교회재산 몰수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였다.

종교개혁은 중세의 정신적 질서를 끝장냈다. 루터의 95개조 반박문으로 시작된 개혁운동은 외국 세력의 지배를 받던 독일 지역에서 호응을 얻었고, 곧 유럽 전역으로 확대됐다. 신교는 특히 기존 카톨릭 세력과 지방의 이해관계가 상충하는 곳에서 융성했다. 저지대 국가들과 스위스,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등이 그 좋은 예다. 카톨릭 세력과 지역 관계아 대체로 일치한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에서는 카톨릭이 여전히 세력을 유지했다.

신/구교의 대립은 결국 30년 전쟁으로 이어져 온 독일을 황폐화시킨 후 끝났다. 대체로 이 시기부터 유럽의 근대국제정치 질서가 새로운 모습을 띄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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