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6월 22일 토요일

장아영의 <역사> "그리스 짱! 헬레니즘" 편


장아영의 <역사>는 스승 권승준과의 대화록으로 이뤄져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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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요미, 먼저 이야기 해봐.
- 응... (5분 정도 책 뒤적뒤적 뜸들이다) 그리스부터 시작인가? 그리스가 페르시아랑 싸우고 이겨. 그리고 제국처럼 됐다가 스파르타랑 한 판 붙고 좇돼.

= 아요미! 어디서 그런 나쁜 말을 배웠어. 일단 큰 흐름을 아는 게 중요해. 그리스 문명이 발전하고 그게 변질된 형태인 헬레니즘으로 전파가 되지. 헬레니즘이라는 말 뜻이 원래 그리스적인 거라는 거거든. 그리스는 영어식으로 부르는 거고, 원래 그리스인은 스스로 헬라스라고 불러. 그런데 헬레니즘에서의 그리스적이라는 건, 본질을 많이 잃어버린 상태야.

먼저 그리스의 개화기부터. 기원전 500년 즈음 폴리스 여러 개로 이뤄진 그리스를 정복하러 페르시아 제국이 쳐들어와. 근데 아테네를 중심으로 뭉쳐서 페르시아를 물리치지.
(이 때가 그리스의 최전성기이자, 민주주의가 가장 꽃 폈던 시기. 그동안 실질적인 정치 참여가 어려웠던 최하층민이 해상전투에서 중요한 역할- 노젓기-을 맡으면서 힘이 세지지. 진정한 형태의 민주주의가 자리잡는 거지.)
여기서 자신을 얻은 아테네는 다른 도시에 힘을 뻗쳐. 제국 형태가 된 아테네와 패권을 인정하지 않는 스파르타가 긴 싸움을 벌이는데 이게 펠레폰네소스 전쟁. 하지만 전쟁을 거치며 그리스의 본질이 많이 변하게 되지. 원래 그리스 시민들의 가장 큰 특징이 뭐야?
- 자기 폴리스에 대한 자긍심이 높은 거
= 응, 그리스 시민들은 스스로 땅을 갖고 있는 농민이었지. 그래서 자기 땅을 자기가 지킨다는 게 컸어. 평소에는 농사짓는 사람들이 중장보병이 된 거지. 무기도 다 자기가 만들어서 전쟁에 참가해. 그 사람들이 정치에도 참가를 했던 거고. 그런데 제국 형태가 되면서 어떻게 되지?
- 빈부 격차가 커져
= 시민들은 자기 땅을 지킬 사람으로 용병을 쓰게 되지. 그리고 점점 개인적인 사색이나 취미로 빠지지. 폴리스나 정치에 대한 사명감은 점점 줄어들고. 그렇게 자기 세계가 좁아지는 거야. 그러다보니 처음의 그리스가 갖고 있던 특징들, 민주주의 시민으로서의 특징들이 많이 없어진 채로 다른 제국에 문명이 수출되는 거야.
- 소피스트 생각이 나네.
= 사실 소피스트가 당시 그리스 철학의 메인이라고 할 수 있지. 민주주의가 뭐야, 절대적인 진리는 없다는 거잖아. 그런데 플라톤은 이데아라는 게 있다고 말하잖아. 이렇게 형이상학적인 이야기도 들어있긴 하지만 <국가>는 기본적으로 정치담론이지. 어떻게 하면 국가를 더 잘 운영할 수 있는가, 플라톤은 민주주의를 반대하잖아. 그럴 수밖에 없지. 자기 스승이 다수결 해서 독약 먹고 죽었으니까. 그런데 현대 우리한테 유명한 플라톤은 사실 그리스 철학에서는 중심부 인물이 아니었어.
어찌 됐든 그리스 사상을 비롯한 문명은 마케도니아 제국이 땅을 넓히면서, 다른 지역으로 함께 퍼져나갔지. 그리스 이민자들도 늘어나게 됐고. 그리스 문명이 다른 문명의 기본이 됐다는 건 성경을 봐도 알 수가 있어. 아요미 성경이 어떻게 구성됐는지는 알고 있어?
- ...
= 성경은 기본적으로 구약과 신약으로 나뉘고. 신약은 먼저 복음서 4개 (공감 복음 3개와 요한 복음), 사도행전 (사도들 고생하는 얘기), 그 다음은 다 편지야. 제일 영향력이 컸던 바오로가 로마에 보낸 게 로마전서, 고린도로 보낸 게 고린도서, 이런 식이야. 기독교를 믿는 집단이 여기저기 퍼져 살았는데 그 집단에 이럴 땐 이렇게 해라, 이건 이런 뜻이다, 그렇게 편지를 전달하는 거지. 그리스도교는 유대교에서 태어난 분파 종교였다가 이렇게 바오로 같은 사람에 의해서 그리스적인 색채를 띠면서 세계종교로 발돋움을 하지. 유대교의 가장 큰 특징은 자기들이 선택받은 민족이라는 거잖아. 예수는 메시아가 아니라는 거고. 로마가 니케아 공의회에서 성경을 채택할 때 얼마나 많은 파가 있었겠어. 그런데 그 중에 살아남는 게 지금의 성경이 된 거지.
- 삼위일체?
= 그리스 신화를 봐. 신이 인간의 특징을 다 갖고 있잖아. 그리스 문화를 배경으로 하고 있던 사람들은 그래서 예수가 신이자 인간이라는 이야기를 그래서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었던 거야.
- 다른 것도 얘기해보자.
= 이 시대의 미스테리인 이슬람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자.
- 왜 미스테리야?
= 다른 종교들은 서기로 넘어오면서 거의 체계가 잡히잖아. 그런데 그보다 5백년이나 지나서 만들어지고 그렇게 짧은 시간에 퍼졌다는 점에서 미스테리지. 이슬람은 정말 심플한 종교야. 마호메트 한 사람이 만들어서 체계가 있지. 이론상으로는 완전무결한 종교라는 평가가 있어. 성경을 보면 구약과 신약의 신은 완전히 다른 신이야. 어떤 의미에서 완전히 구약과 신약은 전혀 다른 종교의 경전이야. 오랫동안 만들어져서 그런지 모순되는 말도 많고. 하지만 코란은 그렇지 않지.
- 또다른 이슬람의 특징이 뭐야? 신과 직접 만난다?
= 사제 집단이 있지. 울라마라고. 길거리에 앉아서 율법에 대해 알려주는 사람들이지. 이슬람은 현실의 세세한 부분도 다 규정해놓는 종교거든. 결국 나중에 그게 발목을 잡지만.
- 그런데 다 정해놓고 있으니까 울라마의 역할도 다른 종교보다 더 적었겠네?
= 그렇겠지. 이슬람은 원래 종교와 정치를 칼리프가 모두 맡도록 돼 있었어. 그런데 그게 지켜진 건 우마미야 왕조 때까지였고 아바스 왕조가 되면서 종교는 전문가 집단에 맡기고 칼리프는 궁정 안으로 들어가버리지.
- 거기에 불만을 느낀 이상주의자들이 시아파고, 아바스 왕조를 따른 게 수니파고.
= 오늘날 이슬람은 대부분 수니파야. 시아파는 이란. 거긴 아직도 종교가 통일돼 있잖아. 반면 사우디아라비아나 이라크는 그렇지 않지.
- 알리가 마호메트의 사촌이야? 친구야?
= 아마 사위인가 그럴거야. 마호메트가 후계자가 없었잖아. 그 알리를 따르는 사람들이 시아파야. 이슬람은 따로 공부를 더 해야돼.
- 또?
= 맥닐은 전술이나 전쟁에 쓰인 도구를 역사에서 굉장히 중요하게 다뤄. 아닌 부분도 있지만 꽤 일리가 있는 부분도 있지. 처음 그리스 시대의 전술은 중장보병들이 다닥다닥 붙어서 방패를 들고 운동 경기 같은 싸움을 하는 거였어. 아요미 300 봤어?
- 아니 못 봤어.
= 300은 여자들이 좋아하는 영화야. 엄청 몸이 좋은 남자들이 팬티만 입고 나오거든.
- 팬티만 입고 300명이 나와?
= 응, 다 엄청 몸이 좋은 남자들이야. 꼭 봐 아요미. 그런데 마케도니아로 넘어가면서 기병이 발달하지. 말을 타고 달리잖아. 알렉산더 대왕이 천재라고 하는 게, 그 시절에는 보병을 중간에 쫙 깔고 일렬로 가면 그 양 옆에 기병이 가는데 반대편에서 상대가 쳐들어오지, 그럼 일단 보병이 막아, 그러고 있는 사이에 기병이 옆으로 파고드는 거야. 근데 그 타이밍을 알렉산더가 기가 막히게 맞췄다는 거야. 또 이 책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변방과 문명, 변방의 유목민은 말을 타고 달려와서 늘 문명을 약탈하잖아. 그런데 중장기병이 발달하면서 그렇게 달려오는 애들을 무거운 도구와 활로 막아내잖아.
- 알팔파를 먹여서.
= 응 그걸 먹여서 말을 키우잖아. 그렇게 큰 말이 나타난 뒤에 중세에 들어서는 활이 아닌 창이 나타나지.
- 엄청 큰 쟁기도 나타나잖아.
= 그래, 볏쟁기라는 게 개발돼서 유럽 중부와 북부의 습기높은 흙을 거둬내고 농사를 지을 수 있게 하지.
- 거기서 말도 사용하고. 또 다른 건 없어?
= 아요미, 난 인도는 관심이 없어서 제꼈어. 우리 이제 이동할 시간이야. 영화 봐야지. 오늘 공부한 건 아요미가 정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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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가 얘기한 게 더 있었는데...
다 기억이 안나요미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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